다저스의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압도적인 투수 중 한 명으로 등판한다. 그는 이번 가을야구 13.1이닝 동안 단 한 점의 자책점만을 허용하며 ERA 0.68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특히 밀워키와의 NLCS 3차전에서 5.2이닝 동안 8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단 1실점으로 호투한 내용은 그가 얼마나 큰 경기에서 위력적인지를 증명한다. 그의 진정한 가치는 세부 지표에서 더욱 빛난다. 포스트시즌 동안 무려 33.3%에 달하는 탈삼진율(K%)은 타자들을 힘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그의 구위를 명확히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14.8%에 달하는 높은 볼넷 허용률(BB%)은 불안 요소다. 이로 인해 그의 탈삼진-볼넷 비율(K-BB%)은 18.5%로, 압도적인 구위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글래스나우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낮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처럼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들로 구성된 토론토 타선을 상대로 이러한 제구 불안은 1차전 다저스 불펜이 무너졌던 것처럼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다.

반면, 토론토의 선발 맥스 슈어저는 41세의 나이로 마운드에 오른다.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정규시즌(ERA 5.19, FIP 4.99)을 보낸 그는 과거의 명성에 의존해 등판하는 것에 가깝다. 시애틀과의 ALCS에서 5.2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안감은 증폭된다. 당시 그는 5개의 탈삼진을 잡는 동안 4개의 볼넷을 내주며 K-BB%가 고작 4.5%에 그쳤다. 이는 그가 더 이상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비와 운에 의존해 이닝을 막아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이러한 투구 내용은 리그 최고의 타선을 자랑하는 다저스를 상대로는 재앙에 가깝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우완 투수 상대 OPS가 0.769로 리그 3위를 기록했으며, 오타니 쇼헤이, 윌 스미스, 맥스 먼시 등 뛰어난 선구안과 파워를 겸비한 타자들이 즐비하다. 슈어저의 제구 난조는 필연적으로 불리한 볼카운트로 이어질 것이고, 다저스 타자들의 인내심은 그의 실투를 기다릴 것이다. 결정적으로, 위력이 감소한 그의 구위는 실투가 장타로 연결될 확률을 극대화시킨다. 이는 단순한 불리한 매치업을 넘어, 조기 강판의 가능성을 매우 높이는 최악의 상성이다.

모든 분석 요소를 종합했을 때, 경기의 흐름은 명백하게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향하고 있다. 선발 투수 매치업에서의 압도적인 우위, 2차전 완투로 인한 불펜의 완벽한 휴식, 그리고 상대적으로 뛰어난 주루 능력은 다저스가 가진 명백한 강점이다. 또한, 부진했던 핵심 타자들이 평균 회귀를 이룰 가능성이 높은 상대를 만났으며, 구장과 주심이라는 외부 변수마저 다저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 경기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인 변수는 단연 '첫 5이닝'이다. 맥스 슈어저가 다저스 상위 타선을 상대로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느냐에 따라 경기의 양상이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최근 구위, 특히 4.5%에 불과한 포스트시즌 K-BB%와 우완 투수에게 강한 다저스 타선의 상성을 고려할 때, 슈어저의 조기 강판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다저스가 경기 초반 리드를 잡는다면, 글래스나우는 공격적인 투구로 이닝을 지배하고, 완벽하게 충전된 필승조에게 경기를 넘겨주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다. 언오버 분석가들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 경기는 오버(Over)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댄 짐보스키의 ZiPS 예측 시스템은 노쇠화가 뚜렷한 맥스 슈어저를 상대로 한 다저스 타선의 높은 득점 기대치를 반영할 것이다. 에노 사리스의 'Stuff' 기반 분석은 슈어저의 구위 하락이 다저스 강타선에게 얼마나 많은 장타 기회를 제공할지를 강조할 것이다. 여기에 양 팀 모두 포스트시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불펜(토론토 ERA 5.43, 다저스 ERA 6.16)과 홈런이 많이 나오는 다저 스타디움의 구장 특성이 더해져 8.5점 기준 오버의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고 판단된다. 글래스나우가 토론토의 뜨거운 타선을 상대로 고전할 가능성과, 슈어저가 다저스 타선에 의해 조기 붕괴될 가능성 모두 존재하기에, 난타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