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팀 컨디션과 분위기가 최상위권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공격력 측면에서 러셀·정지석이라는 양축이 고르게 득점에 기여하면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분산시키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정지석은 최근 경기에서 60%대 후반에 육박하는 공격 성공률을 보이며 타점과 결정력 면에서 전성기와 유사한 위력을 회복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러셀은 외국인 해결사로서 상대 블로킹을 물리치고, 후위 지원까지 병행해 전체 공격 비중을 안정적으로 끌어갑니다. 세터 한선수의 노련한 경기 운영은 팀의 또 다른 강점입니다. 정확한 토스 밸런스와 상황 판단을 통해 중앙·측면·후위를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속공과 체인지업 전개가 효과적으로 연결됩니다. 수비 쪽에서는 리시브와 디그 라인이 비교적 안정적이라 세터 운용에 큰 제약이 없고, 강력한 서브를 통해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초반 주도권을 잡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임동혁의 군 전역 복귀와 임재영의 성장으로 뎁스가 두터워진 만큼 교체 카드로 흐름을 조절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전력 보강을 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습니다.

삼성화재는 직전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연패를 끊었지만, 구조적 약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가장 뚜렷한 문제는 리시브 라인의 불안정성으로, 최근 경기들에서 리시브 효율이 떨어져 세터가 다양한 전개를 하기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처럼 강서브를 구사하는 팀을 만나면 이 약점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외국인 아히는 꾸준히 득점을 책임지는 존재이나, 국내 공격진의 득점 기여가 기복을 보이는 점이 부담입니다. 김우진·이우진의 번갈아 출전 패턴은 코칭스태프의 대응책이지만 아직 경기 전체의 안정감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앙 미들블로커 라인의 블로킹과 속공 기여도 대한항공의 중앙 높이에 비해 열세로, 네트 중앙에서의 충돌에서 불리할 소지가 큽니다. 리시브가 흔들릴 경우 공격은 아히 중심으로 단조롭게 수렴되어 상대 블로킹에 걸리는 빈도가 높아집니다.

득점원 분산: 대한항공은 러셀과 정지석이라는 확실한 복수의 해결사를 보유해 상대가 한 명을 집중 견제하더라도 다른 루트로 득점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운영 안정성: 한선수 세터의 토스 운용과 리시브·디그 라인의 안정성은 경기 운영에서의 일관성을 보장합니다.

전력 뎁스: 임동혁 복귀 등으로 교체 카드가 다양해져 중후반 흐름 제어가 용이합니다.

삼성화재는 아히의 활약으로 한두 세트 역전을 노릴 수 있으나, 리시브 불안과 중앙 높이 열세는 대한항공의 서브-블로킹 체계 앞에서 경기 전체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경기 흐름은 초반에 대한항공이 서브로 압박을 가해 리시브를 흔들고, 세터의 다양한 전개로 점수를 누적하는 쪽으로 흘러갈 전망입니다. 삼성화재는 아히의 폭발력으로 단기 반격을 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득점 연결을 만들지 못하면 후반으로 갈수록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